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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orean Society for Brain and Neural Sciences

(사)한국뇌신경과학회

한국뇌신경과학회 고등인지분과

고등인지의 뇌인지과학적 기전을 이해하는 것은 이제 뇌가 펼치는 정신작용을 이해하고 싶은 지적 혹은 철학적 유희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소개

 

인간의 정신작용을 이해하려는 학문적 노력은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생물학적 기관인 뇌가 인지(cognition)로 대변되는 정신작용을 담당한다는 것을 이제 누구나 알고 있으나, 수많은 뇌세포들로 구성된 신경망이 어떻게 감각, 지각, 학습, 기억, 언어, 감정, 정서, 판단, 사회성과 같은 인지 기능들을 구현하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이 거대한 미스테리를 과학의 힘으로 풀어내야 하는 것이 21세기를 사는 현재, 그리고 미래 뇌인지과학자의 숙제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지, 특히 인간의 고등인지(higher-level cognition) 작용을 과학적으로 완전하게 이해하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이를 위해서는 생물학적, 생리학적 단위로서 뇌세포의 구조적, 기능적 특성을 이해해야 하고, 뇌세포들이 모여 신경망이 됨으로써 갖는 기능적 특성을 이해해야 하며, 신경망들이 이루는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이해해야 하고, 인지란 측정 가능한 실체가 없기에 인지 발현의 통로인 행동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모든 뇌-인지-행동의 유기적 통일성을 이해해야 한다. 이는 생물학, 심리학, 철학, 신경학 등 전통적으로 뇌인지과학과 연관된 개별 학문분야에서 연구해 왔으나, 서로 분절되어 존재하는 학문 단위가 개별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한 과제이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고등인지’라는 거대한 미스테리를 다양한 뇌인지과학적 각도에서 풀어내기 위한 학문적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

고등인지의 뇌인지과학적 기전을 이해하는 것은 이제 뇌가 펼치는 정신작용을 이해하고 싶은 지적 혹은 철학적 유희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왜냐하면, 인지적 이상에 의해 생기는 수많은 정신질환은 가족과 사회 구성원들의 피부에 와 닿는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으며,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또한, 흔히 4차산업혁명이라 불리는 기술혁명에 의해 미래사회는 인공지능(AI)이 인간의 단순한 인지적 활동의 상당 부분을 대신 수행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예측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계학습 수준을 뛰어 넘는 보다 효율적인, 즉 뇌의 인지를 그럴듯하게 모사하는 뇌를 닮은 인공지능이 탄생해야만 한다. 선진국은 뇌질환의 정복과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에 고등인지 연구를 위한 뇌인지과학이 중요함을 이미 오래전에 깨닫고, 고등인지 뇌과학 연구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활발한 정부 및 민간의 지원과 대학 및 연구소의 연구 활동, 학회 활동을 실현하고 있다.

허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의 뇌인지과학은 생물학과 심리학 등 전통적인 학문적 집단 간에 쳐져 있는 높은 울타리로 인해 ‘고등인지’라는 커다란 공동의 우산 밑에서 여러 수준의 학제적 논의가 벌어지는 학술적 무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것이 현실이다. 이는 선진국에 비해 뇌인지과학의 역사가 짧고 전통적인 생물학 위주의 연구 문화의 뿌리가 깊은 이유 등 여러 가지 국내 학문적 역사와 연관이 되어 있으나, 21세기를 이미 20년 이상이나 흘려 보낸 지금 국내의 고등인지 뇌과학자들을 포용하고 국제적 교류를 활성화시키며 학문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는 일은 시급하다. 특히, 이제 막 뇌인지과학을 배우고 미래의 한국 뇌인지과학을 짊어지고 나갈 학생들이 마음껏 토론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서로 배우면서 학문적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터전의 마련이 시급하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답하고자 한국뇌신경과학회 내에 고등인지 분과를 설립하고자 한다.

고등인지 분과는 다양한 방법론을 사용하여 사람 및 동물 모델에서 고등인지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뇌인지과학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학문적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배움과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자 한다. 또, 갈수록 뇌인지과학과 관련된 일반인의 알고자 하는 욕구와 정부 부처의 정책수립 시 정보제공과 의견수렴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는 이 시점에, 고등인지 분과는 그러한 요구를 고민하고 이에 답할 수 있는 활발한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고자 한다.

회장

이인아 (서울대학교)

실행간사

김형구 (성균관대학교), 이상아(서울대학교)